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류영주 기자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삼성전자 파업 예고와 쿠팡 사태, 석유 최고가격제, 인도·베트남 순방 성과, 제조업 AI 전환(M.AX)까지 산업부 주요 현안에 대한 입장을 내놨다.
특히 삼성전자와 쿠팡 문제를 두고는 각각 반도체 산업의 공공성과 통상 리스크 관리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장관 “반도체는 회사만의 결실 아냐”
김 장관은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출입기자들과 만나 삼성전자 파업 예고와 관련해 반도체 산업을 개별 기업 내부만의 문제로 보기 어렵다는 인식을 보였다.
그는 “삼성전자가 과연 경영진과 근무하는 엔지니어, 노동자들만의 결실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 있다”며 “같이 일하는 수많은 협력기업들, 주주, 지역 공동체, 국가 공동체 모두 연관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 산업은 대규모 투자가 지속되지 않으면 안 되는 산업구조”라며 “노와 사가 같이 이런 여건을 충분히 감안해서 성숙한 결론을 내주십사 하는 게 제 마음”이라고 밝혔다.
쿠팡 사태에 대해서는 통상 문제로 번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김 장관은 “이런 이슈가 통상 쪽에 넘어오지 않도록 관리하는 게 제 몫”이라며 “다행히 이 이슈가 저희 쪽까지 지금 와 있다고 판단은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사소한 정보유출로 생각하지만 우리는 아주 심각한 정보유출로 생각한다”며 “미국 쪽에 이 이슈에 대한 정부의 스탠스, 진정성을 지속적으로 알리는 게 결국 최선의 방법 아닐까 싶다”고 덧붙였다.
최고가격제엔 “불가피한 비상조치”
중동발 유가 급등에 대응해 시행 중인 석유 최고가격제에 대해선 개인적 소신과 정책 판단을 분리해 설명했다. 김 장관은 “최고가격제라는 가격을 컨트롤하는 것에 대해서 제 스스로 개인적으로 소신이랑 안 맞다”면서 “정부나 당국이 가격에 대해서 뭔가 액션 조치를 취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지금 최고가격제는 중동전쟁이라는 초유의 사태에서 도입할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비상조치”라며 “마뜩한 대책은 아니지만 유가를 안정시켜야 하는 상황이 있는 거고, 그런 마음으로 최고가격제를 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전쟁이 종료되거나 안정되면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최고가격제를 종료하겠다는 기본 방침을 갖고 있다”면서도 “전쟁이 끝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유가가 어떻게 되는지가 훨씬 중요하다”고 말했다.
주유소 가격 상승에 대해서는 현재 시장이 일정한 균형점에 있다고 평가했다. 김 장관은 “주유소도 마찬가지고 소비자도 그렇고 적정한 균형점에 가 있는 상황일 듯하다”면서 “비정상적으로 유가를 올린 데는 행정처분을 하고 있고, 착한주유소도 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종민 기자
“K뷰티, 오히려 해외서 반응 더 좋아”
최근 순방 성과를 설명하는 대목에서는 인도·베트남과의 통상 관계를 기존과 다르게 보겠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그는 “통상은 누가 만들어준 틀에서 움직이지 말고 우리가 판을 만들어보자”며 “인도랑 베트남과 판을 만들면 상대편에도 도움 되고 우리에게도 도움 되는 게 많겠다”고 말했다.
인도와는 건국 이래 처음으로 산업협력위를 만들었고, 교역 규모를 2030년까지 250억 달러에서 500억 달러로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베트남과도 현재 900억 달러 수준인 교역을 1500억 달러로 확대하자는 공감대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순방 과정에서 K뷰티와 K푸드에 대한 현지 반응도 강하게 체감했다고 전했다. 그는 베트남 고위 인사가 한국 여성 피부와 화장품을 화제로 꺼냈고, 인도에서는 한국 선크림 브랜드가 인기를 끌고 있다는 이야기를 직접 들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한국 화장품이 국내보다도 오히려 해외에서 반응이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제조업뿐 아니라 소비재에서도 한국 브랜드의 체감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취지다.
“제조업 AI 전환(M.AX), 안 하면 끝”
김 장관은 제조업 AI 전환 전략인 M.AX에 대해서는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문제가 아니라 안 하면 다 없어지는 사안”이라며 “M.AX는 못하면 끝”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사회 안에 위기의식, 컨센서스가 있었으면 좋겠다”며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 아니라 안 하면 없어지는 절박함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로봇의 생산현장 투입을 두고도 “사라질 것이냐, 아니면 로봇을 통해 살 것이냐는 일의 본질의 이슈”라고 규정했다.
석유화학 구조개편과 공급망 문제도 함께 언급했다. 김 장관은 고부가가치 중심의 구조 전환은 계속 가야 한다고 하면서도, 농업용 비닐과 주사기 같은 저부가 품목까지 공급망 차원에서 다시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이런 일(중동전쟁)이 발생하면 농업용 비닐부터 다 문제 생기는데 앞으로 이걸 어떻게 공급해나갈 것인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주제”라며 “기업 입장에서 경쟁이 안 되는데 보조금을 줄지, 별도 지원책을 줄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